본문 바로가기
정보공개

가스요금 인상 이유 (한국가스공사 직원이 말한다)

by 히쟙스 2023. 1. 30.
반응형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 자원중 무엇 하나도 나오지 않으면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에 무감각하리만큼 펑펑 써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경우 석유, 가스를 수입에 의존해 있는데 일단 문제의 본질은 이것이다.


가스 수입에 관하여

우리나라는 주로 카타르, 호주에서 가스를 수입해온다. 그러니까 네이버에 천연가스 치면 나오는 미국 천연가스 차트 갖고 와서 왜 가스가격 내려갔는데도 요금 올리냐는 소리는 하지 말자. 수입을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봐야 하는 가격 지표는 JKM이다. (JKM이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 LNG 가격지표인 한국일본 가격지표이다. JKM: Japan Korea Marker 의 약자로 LNG liquefied Natural Gas Price Assessment) 이 가격은 21년도 8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줄곧 폭등세였고 (대략 3~5배까지 뛰었다.) 이번달에야 꺾였으나 5년전 쯤과 비교하면 아직도 두 배이상 높은 상태이다.

반응형

수입해오는 천연가스 가격이 올랐으니 난방, 발전비용도 함께 올라간다. 그 요금은 정부가 정하기 때문에, 가스공사에서는 '제발 쪼들리니 올려 주십시오ㅜㅜ'하고 요청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정권을 돌이켜보자, 가스+전기요금 올렸던 기억 있는가? 정권 바뀌는 거 확정되어서야 막판에 조금 올린 정도이다. 진작부터 가스 수입가격을 반영하여 조금씩 올려왔어야 하는 공공요금들을 산업부에서 안 올리는 바람에 한전적자 수십조, 가스공사 지수금 10조 같은 이야기가 이제야 터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윤석열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지금 윤석열 욕먹는 거 보면 지난 정부에서 왜 요금인상을 안 했는지 알 수 있다. 


가스공사 흑자 아니냐, 한전 성과급파티는 어떻게 된거냐에 대하여

그 얘기는 이유가 많이들 돌고 있긴 하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하여... 가스공사 흑자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은 미수금을 이익으로 반영시켜서 그렇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스 원가 오른다고 요금을 그대로 팍팍 올릴 수 없으니, 지금 손해 보고 있다가 나중에 가스 원가 내려갔을 때 요금 안 낮출 테니까 그 돈 챙겨가라. 하는 개념이다. 즉 실제 들어올 돈은 없는데, 장부상으로만 이익을 냈다고 기록하는 셈이다. 2022년 가스공사 부채율이 500% 이상이다.

이렇게 올려서 욕을먹고 있지만, 문제는 가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있는 상태라 현재의 요금인상도 필요 수준에는 아직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작년 여름 유럽에서 전기, 가스가격 올라서 난리 났던 것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것도 아니고,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사는 것도 아닌데 왜 작년엔 유럽처럼 우리나라가 난리가 안 났을 까? 그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일단 요금을 나라가 눌렀기 때문... 가스요금인상은 불가피해졌고 가스공사의 현재까지 쌓인 10조 가량의 미수금 때문에 당분간 요금 인하는 없다고 봐야 한다.

도시가스는 어떠할까? 도시가스 회사들은 사기업이라 국가가 어느 정도 마진을 보장해 줘야 하는데 아래로는 보장, 위로는 제한을 걸어 도시가스사는 거의 오로지 판매 물량에 의해 수익이 결정된다. 그래서 가스 요금 인상한다고 도시가스 업체들이 딱히 득 보는 것도 없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방만경영 때문 아닌가, 니네 회사문제니 구조조정을 해라 라는 말에 대하여

지금과 같은 외부환경과 정책구조에서는 한전, 가스공사 직원 다 자르고 만약에 전면 자동화가 가능해서 진짜 사람 없이 돌린다 한들 여전히 대규모 적자 못 벗어난다. 문제의 본질은 비싸게 사 온 원료를 국가가 싸게 팔도록 대책 없이 압박을 넣어왔다는 것이다. 

그럼 얘기할 것이다. 왜 사기업들보다 가스를 비싸게 사냐? 그거야 걔네는 자기들 쓸 양만 필요할 때 조금만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고 가 가능하고 가스공사는 전 국민이 쓸 가스를 확보해야 하니 가스공사에서는 가격보다 물량확보가 우선이다. 1년에 몇 번 밥 먹을까 말까 한 사람은 밥 가격이 비싸면 나중으로 미뤘다가 가격 떨어지면 사 먹어도 되지만, 삼시 세끼 밥 먹어야 하는 사람은 밥값이 싸든 비싸든 일단 사서 배에 채워 넣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 또 얘기하겠지. 가스공사 민영화하려는 수작질이다. 보수정권 들어설 때마다 나오는 떡밥 중 하나가 민영화인데 명분도 없고 민영화하거나 쪼개서 매각하면 회사가 작아진 만큼 구매력이 약해진다. 가스 파는 입장에서 사는 사람이 장기간 큰 물량을 사줘야 하는데, 웬 물량소화도 못해 보이는 애들이 와서 자기가 사겠다고 덤비면 구매력이 있겠는가? 이런 문제 때문에 가스 민영화한 일본도 몇 년 전에 큰 가스회사 두 개를 합쳤다. 쪼갠 게 아니라..




한국은 가스 전량 수입해서 써야 하는데 가스 가격이 너무 올라서 요금도 그를 반영하여 올리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 당연한 것을 정부가 그동안 가스가격 안 올려주고 그간 쌓인 손해는 나중에 준다는 명목으로 미수금으로 처리해 손해가 막심한데 장부상으로만 흑자였다는 것이다. 이제야 정부가 가스 요금을 올리고 LNG 수입가격은 줄고 있으나 요금은 아직도 한참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고, 그동안 가스공사 미수금이 너무 쌓인 바람에 가스 요금 인하는 가능성이 매우 낮을 전망이다.


반응형

댓글